방명록 미분류


(우창헌_작업실_캔버스에_유채_45_5×53cm_2005)


방명록 사용 법을 여지껏 몰랐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다.


이 곳은 적응되지 않은 내 삶의 한 형태가 표출되기를 지향하는 곳이다.
나에게 강도보다 연속성을 길러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그리고 올해에는 제법 괜찮은 인연이 생겨 문란한 일기도 써 볼 수 있게 되기를.

원전 수주에 관하여.. 지향과 지양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므로 글을 쓰는데 있어 조심스러움이 한가득 이지만, 얼마 전 시사매거진 2580에 나왔던 원전 수주의 비밀을 주제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일단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 해보면, 한국은 프랑스 일본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uae 원전 수주를 성공시켰다.

당시 국내 언론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의 수출이라는 기사를 썼고, 프랑스 언론에서는 원전 수주에 실패한 사르코지에 대해 조롱했으며, 블름버그는 원전 수주 사업에서 후발 주자인 한국이 성공한 것에 대해 ‘놀랍다’ 는 표현을 쓰며 원전 수주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나 공정상의 위험성이 높은 원전 수주 사업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이 계약을 체결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성공한 원전 수주 사업에서, 처음 보도 당시에는 나오지 않았던 이면 계약서가 드러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그 내용을 종합해보면,

 


한국은 uae에 원전 4기를 수출하기로 한다.

대신 원전 한 기당 50%의 돈을 한국이 자체 조달한다.

원전 한 기당 가격이 50억 달러라고 봤을 때, 4기면 200억 달러라는 큰돈이다.

고로 당장은 이 돈의 반값을 조달할 수 없으므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빌려 uae에 원전을 선 공정한 후 후에 대금을 받기로 한다.

근데 uae가 우리보다 신용등급이 더 높으므로 우리가 돈을 빌리면 uae보다 더 많은 이자를 내게 된다.

대충 환율을 1200원으로 잡았을 경우 100억 달러의 경우 한국 돈으로 11조원 정도며, 금리가 1%라고 때려 맞췄을 때 11조원의 이자는 일 년에 1100억 정도다.

그리고 대출 후 상환기간은 28년이다.

고로 앞으로 28년간 한국보다 신용 등급이 더 높은,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돈 빌렸을 때 이자가 더 저렴한 uae 대신 이자가 더 비싼 한국이 돈을 빌려서 이자를 낸다는 이야기다.

이 부분이 바로 시사매거진에서 이야기한 역마진이라는 표현이다.

참고로 서울시 무상 급식에 필요한 돈은 연간 695억 이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금액이 워낙 크고 대출 기간도 길어 이자도 만만치 않다하니 이를 어쩌랴.

당시 보도처럼 단국 이래 최대의 수출로 보기에는 원전 수주 계약에 알려지지 않은 문제점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시사 매거진에서 이면 계약서에 대해 보도하면서 사용한 이 역마진이라는 용어는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가 있다.

왜인지 살펴보면,

일단 원전 수주의 경우 그 대상이 개발도상국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풍수한 수자원을 갖추지 못한 나라의 경우 화력발전에서 원전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는 바로 환경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원전은 비싸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에서는 계속 수력이나 화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어느 정도 성장된 경제를 갖춘 나라만이 원전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방금도 말했듯 이제 막 원전을 개발하려는 나라는 보통이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높기는 힘들다.

uae 같은 경우는 꽤 예외에 속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이 한국보다 신용 등급이 낮은 베트남에서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그리고 아까와 같은 계약으로 공사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이번에는 역마진이 아니니 괜찮은가?

대답은 아니오. 다.

왜냐하면 이 경우 원금회수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28년 후의 경제 상황에 대해 장담할 수 없다.

고로 이 경우 우리가 원금을 완납 받기 전 베트남에 경제 위기가 와 디폴트 선언하면, 원금을 회수할 수 없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28년은 몹시 긴 시간이기 때문에 디폴트 선언하고 아예 못 받는 것보다는 안정성 있는, 이른바 역마진이 더 나은 것이다.

때문에 이번 uae 원전 수주는 계약은 계약 조건으로만 보면 결코 나쁘지 않은 계약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한국은 이번 원전 수주를 계기로 앞으로 다른 나라의 수주에도 앞장서고 2030년 까지 원전 30기 수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면 앞으로의 원전 수주 계약에서도 첫 수주였던 이번 uae의 계약 조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두 가지의 이유에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데,

첫째는, 한국은 프랑스나 일본이 아니라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이번 원전 수주가 바로 반값 수주라는 것이다.

프랑스가 사용하는 통화는 유로화로 달러 다음가는 기축 통화이고, 일본의 엔은 그 다음가는 기축 통화다.

때문에 이런 나라들이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한국은 원을 쓰기 때문에 통화에 안정성이 부족하다.

이번 미국발 금융 위기 때만 봐도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2000억 달러 이상이었지만, 외국인이 200억 달러 정도의 돈을 회수하자 1달러당 1700원 까지 치솟았다.

프랑스나 일본은 한국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주고 원전 수주하지만, 가격은 20-30% 더 높고, 또한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도 적기 때문에 원전 수주 사업에 부담이 적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서 대출한 다음 그 돈을 다시 빌려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전 수주한 개발도상국이 디폴트 선언할 경우, 한국도 따라서 디폴트 선언 할 수밖에 없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번 원전 수주 계약은 분명 나쁘지 않은 계약이고 이로 인해 얻는 이득은 분명히 있지만, 단국 이래 최대의 수출이라는 국내 보도는 낯 뜨거운 보도였다.

실상 이득은 선대금이 11조이고, 금리 변동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28년간 1100억의 이자를 지불한 다음, 28년 후에 11조원을 받는 것이다.

28년 앞에 수식어로 자그마치를 붙일 지 겨우를 붙일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겠다.

장기적인 이득과 실을 정리해보면, 이번 해외 원전 수주 경험으로 인해 앞으로 또 다른 원전 수주의 가능성이 득일 것이고, 국가가 디폴트 선언 할 수 있는 높은 위험성에 비해서 실상 얻는 이득은 너무 적었다는 점이 실일 것이다.

 


그리고 이거슨 사족

2011년 1월 31일의 일기 사소하고가벼운일상

오래 간만에 일기를 쓴다.

마지막 일기를 쓰던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변한 게 있다면 그건 너무 많고 변하지 않은 건 딱 두 가지, 불만족과 찌질함이다.

어제 밤엔 오랜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 조금 화를 냈는데,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에 대해 기억이 나지만, 그게 과연 화낼 일이었나에 대해선, 지금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다. 경솔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그렇게 목이 뜨거워지면서 막 떠들어 댈 때가 있는데, 그것이 논리적이었건 논리적이지 않았건 간에, 결국 불필요한 소리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불필요한 소리.

그게 정답이다.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의 단호함과 유연함 그리고 나의 단호함과 유연함이 딱 반반씩만 섞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쉬움 가득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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